조혈모 세포 기증 후기

약 10여년전에 어떻게 보면 아무생각 없이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허세란 허세를 다 부리고 있을 시절에 조혈모 세포 기증을 등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10여년 별 다른 연락도 없었고 기증을 등록했다는 사실은 1년에 한번씩 배부되어 오는 캘린더를 통해서만 제가 기증을 했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가톨릭 조혈모 세포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를 회사에서 받고 기증 대상자가 나타났다는 이야기와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이야기해보고 결정을 내려 달라는 이야기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전에 이미 부모님께 등록 시점에 말씀드렸었고, 15년 동안 혼자 자취 생활을 한지라 온전히 저에게 결정할 권한이 있었기에 그날 결정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조혈모 세포 기증을 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절차는 간단하게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건강검진 ( 일반적인 건강 검진과 유사 )
  2. 촉진제 주사 ( 3일간 외진으로 촉진제 주사 )
  3. 입원 ( 2박 3일간 입원 )
  4. 퇴원 후 검진

건강 검진 같은 경우는 평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기본 건강 검진과 유사했습니다.

촉진제 주사,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 견딜만한 수준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두통과 요통을 느꼈습니다. 이 또한 타이레놀을 진통제로 처방해주시는데 해당 약을 복용하면 아무 통증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다거나 밖을 돌아다니기에는 약각 힘든 정도였습니다.

건강 검진과 촉진제 주사를 맞은 후에는 입원을 해야 합니다. 첫날은 하는 것 없이 기본적인 검사와 혈압 측정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건강 검진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혈압이 높게 나와 혈압약을 처방 받았고 해당 약을 처방 받은 후 정상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입원 첫날 깜짝 놀랐던 것은 기증자에 대한 대우입니다. 물론 기존에 이런저런 이야기나 글을 읽었었기 때문에 좋은 대우를 해준다는 것은 알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좋은 병실과 좋은 케어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첫날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촉진제는 1회 더 주사하게 됩니다.

입원 둘째날은 실제 기증을 위한 시술이 수행됩니다. 전반적으로는 현장 헌혈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통증을 동반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5시간여에 달하는 시간을 제자리에 누워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약간은 힘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시술이 끝나고 나면 추출된 조혈모 세포를 가지고 기증 대상자에게 바로 이식이 수행된다고 했습니다. 기증 대상자를 실제로 보거나 만나는 것은 아니고 만약을 위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증 대상자에게 이식 시술 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다음 날 한 번 더 시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이 저 같은 경우에는 기증 결과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남은 시간은 병실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아침에 일어나 퇴원 준비를 하는 것으로 기증 절차가 종료 되었습니다.

마지막 과정인 퇴원 후 검진의 경우 아직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간단히 혈액 검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기증 후 후기를 작성을 바로 하려고 하였으나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증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보고 듣고 그리고 실제로 제가 그 과정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분명 별 생각없이 기증 등록을 하였고 기증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증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걱정과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고민을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생각보다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착해서도, 제가 굉장히 건강해서도, 제가 사명감에 불타고 있어서도 아닌 그저 사람이기에 이일을 해야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수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착하게”, “바르게”, “옳게” 살아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나이를 들어갈 수록 사회 생활을 할 수록 “나만”, “우리 가족만”, “내 사람만” 이라는 감정들이 하나 둘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증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고 어떤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증자를 찾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증 대상자를 찾을 수 있고 기증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어쩌면 큰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주변분들과 이야기 하던 부분 중 가장 기증을 꺼려하시는 이유가 바로 두려움이었습니다. 제대로 알 수 없었고, 부풀려진 이야기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견딜 수 있는 공포였으며, 누구나 견딜 수 있는 고통이었습니다. 하나의 약속이 하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감수할만 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으시는 분들이 알 수 없는 그저 막연한,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 기증에 참여하고 멀리는 모르는 누군가의 건강을, 가까이는 내 가족의 건강을 도울 수 있는 조혈모 세포 기증 등록을 통해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