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카카오톡이 업데이트 되었다. 그리고 나는 최악을 경험하였다.
최악의 첫번째, 바로 유저를 버렸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 키오스크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것이 있다. 기술에 소외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실제 어르신분들 중에서는 키오스크 때문에 그 식당을 안 간다고 인터뷰한 내용까지 있으니 다들 알 것이다. 구글에 검색해봐도 최근까지도 그런 기사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은 “모든” 국민이 애용하는 메신저앱이다. 초창기에 라인, 텔레그램부터 여러가지를 사용해봤지만… 현재 “국민 메신져 앱”이라는 명칭을 달 수 있는 것은 카카오톡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남자든 여자든 아님 제3의 성별이든 대부분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깔려있는게 메신저앱, 카카오톡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정말 최악의 수였다고 생각한다. 메인 페이지도 변경되었으며, 아래 하단 메뉴도 변경되었다. 기술 이동에 금방 적응하는 요즘 세대, 많이 잡아서 지금 40대까지야 뭐… 어찌저찌 적응해서 쓴다고 하겠다만… 그 이후 세대는? 이번 업데이트는 정말 기술 적응이 느린 세대를 버리는 최악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불필요한 관음을 강요한다.
나는 사실 내 프로필을 종종 바꾸기는 하지만 타인의 프로필에 관심은 별로 없다. 물론 20대 젊은 날의 나였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프로필 바꾸면 들어가서 보고 프로필 텍스트에 의미 부여하겠지만… 지금 40대인 나에겐 남의 프로필은 정말 채팅방에서 누구인지 빠르게 파악 하는 용도 외에는 무의미한 것이라 생각한다. 방금도 말했지만 20대인 나 조차 좋아하는 사람의 업데이트만 볼 뿐이다.
40대쯤 되면 전화번호부는 300명은 훌쩍 넘어가고(나는 적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 앞에 #이 붙어 있지 않으면 나는 그 사람들의 모든 프로필 업데이트를 봐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게 관음을 강요하는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광고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선택지라도 있지 카카오톡은 선택지마저 없다. 아, 아니다 딱 하나 방법이 있다. 게시물의 우측 상단을 클릭해서 친구 숨기기, 이제 우리는 진짜 친한 사람들을 빼고는 모두 친구 숨기기를 해야 한다.
세번째, 정체성을 잃어버린 카카오톡
카카오톡은 SNS 서비스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메신저 서비스이지 절대 SNS 서비스가 아니다. 거기다가 숏폼? 언제부터 카카오톡으로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나? 카카오톡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카카오톡은 메신저다. 온갖 잡다구리한 것들을 싸그리 집어 넣은 쓰레기통이 아니라.
사실 이전부터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온갖 잡다한 기능들에 광고까지… 카카오톡이 초창기에 말했던 광고 안나오게 하겠다던 이야기를 어긴거 까지는 이해한다. 돈은 벌어야 하니까. 그래야 서비스 유지가 되니까. 그런데 숏폼? 숏폼? 웃음이 피식 나오게 된다. 카카오그룹은 카카오톡을 버린것이나 마찬가지다. 고객들에게 메신저 기능보다는 SNS, 동영상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니까. 이건 카카오톡이 아니라 카카오 커뮤니티라고 부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진짜 카카오톡은 업데이트를 롤백하고 “카카오 커뮤니티”라고 앱을 따로 만드는게 어떨까? 뭐… 정… 유지하고 싶으면 그냥 “(구)카카오톡” 앱을 하나 더 내주던지. 정말 지금까지 내가 본 앱 업데이트 중에 가장 최악… 은 아니고 최악의 다음 정도 되는 업데이트가 아니었을까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카톡 안녕가이드”라는 페이지를 찾았다. 그 페이지의 운영 철학 중 “카카오톡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어이털리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아, 제발 롤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 1. 글을 다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래도 카톡을 쓸 수 밖에 없다. 다들 카톡을 쓸테니 대체제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더 더러워 졌다. “너네 그래도 카톡 쓸거잖아~~~” 하는 얼굴이 그려져서 말이다.